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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마전에서 안다면 이것은 곧 정ㆍ사 대전이 될 수 있다.” 신무명이 차분한 목소리로
설명을 했으나 천여랑은 고개를 흔들었다. 천여랑이 고개를 흔들자 신무명은 약간 노
기를 머금은 얼굴로 입을 열었다. 그렇지 않아도 이곳에 와서 한낱 낭인주제에 귀마를
죽였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놀랐는가, 거기다 그 사람이 자신과 비슷한 나이의 청
년이라는 소리에 자존심이 무척이나 상했던 상태였다. 또한 아무리 자신이 좋아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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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이 있다고 해도 자신을 좋아하던 천여랑이 다른 남자에게 호의를 표하는 모습에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 “한낱 낭인에게 동정심을 가지는 네 마음을 모르는 것이 아니
야.” 천여랑은 신무명이 동정심이라고 말하자 초일의 땀을 닦던 손길이 떨렸다. ‘정말
동정심에서 이러는 것일까……?’ “지금 네가 가지 않으면 중원의 사패인 천왕성과 집마
전은 일대 전쟁을 치뤄야 한다.” 신무명의 무거운 말도 천여랑의 귀에는 들리지 않았
다. 단지 떨리는 눈동자로 초일의 얼굴을 바라볼 뿐이었다. ‘동정심에 그에게 사랑한
다는 말을 했던 것일까……?’ 천여랑은 그동안의 일들이 머리에서 생각나며 사라져 갔
다. 그리고 신무명의 미소가 머리에 자리하자 떠나지 않았다. ‘동정심…, 그런 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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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사람을 단지 동정한 것이었구나!’ 천여랑의 눈가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
녀의 귓가에 신무명이 내는 한숨 소리가 들렸다. “이런 말은 안 하려고 했는데…, 네가
이렇게 나오니 할 수 없이 말해야겠구나, 노성주님이 자리에 누우셨다.” 신무명의 말에
천여랑은 놀라 신무명을 바라보았다. 신무명은 자신의 거짓말이 먹히자 속으로 미소를
지었다. 천여랑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일어나자 신무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잘 생각했다. 네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나, 지금은 그런 동정심을 버려야 한다.”
신무명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천여랑은 장찬에게 고개를 숙여 보였다. 장찬은 아무런
말 없이 그저 고개만 조금 움직였을 뿐이다. 장찬의 냉막함에 천여랑은 무언가가 몸
에서 빠져나간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어두운 얼굴을 하면 노성주님이 좋아하
겠니? 한번 웃어 주겠어?” 신무명의 말에 천여랑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아름
다운 모습으로 웃기 위해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한쪽 마음이 비어 버린 느낌에 고개
를 숙였다. ‘난…, 나는……!’그들이 멀어지자 장찬은 초일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누구 때문에 초일이 저렇게 되었는데 일말의 책임도 느끼지 못하고 떠나는 천여랑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