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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수 있습니다. 무당과 소림에서조차 사람을 보내지 않는다고 들었습니다. 지금
의 상태로 볼 때 당연히 남궁 세가가 멸문한다고 생각한 것이겠지요.””그렇다고
제자를 파견하지 않을 수 없네…, 난 남궁 세가에 적지만 열 명 정도 보내어 작은
힘이라도 주고 싶었네, 하지만 자네의 말을 들으니 그것조차 겁이 나는구만!”적
엽이 고개를 흔들며 말하자 왼편에 앉아 있던 적엽의 사제인 하서량(何書凉)이
가슴까지 내려오는 수염을 쓰다듬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특징은 왼손의 손
가락 중 약지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구지초혼수(九指招魂手)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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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렀다. 그는 별호에서 알 수 있듯이 화산파의 검법보다는 수법과 장법에 통달
한 인물이었다.”장문 사형, 그동안 남궁 세가와 쌓은 정도 있는데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습니다. 운비가 간다면 대사형이니 화산파가 그렇게 가볍게 이 일
생각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남궁 세가는 오랜 역사를 지닌 세가입니다
비록 지금 힘이 들더라도 언제 다시 재기를 할지 모릅니다. 그때를 위해서라도
끈을 이어 놓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적엽은 하서량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
다. 유석화는 자신의 의지대로 일이 진행되자 속으로 웃음을 흘리며 우운비가
죽기를 바랄 뿐이었다. 자신이 듣기로도 남궁 세가는 이제 죽음을 가만히 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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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는 정도밖에 안 된다고 들었다. 그런 사지에 우운비가 간다면 그것만큼 기분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유석화는 남모르게 미소를 흘리며 우운비의 무시무시
한 눈초리를 피했다.”운비는 그럼 남궁 세가에 가거라. 너무 걱정하지는 말고 목
숨이 위태로우면 바로 몸을 숨겨야 할 것이다. 네가 죽는다거나 다치면 우리는
화산의 명예를 걸고 혈류방과 싸울 것이다. 이것을 명심해라. 너는 우리 화산
의 다음을 이끌어 갈 대사형이라는 것을…….””예, 장문 사숙님! 그런데 부탁이
있습니다.””말해 보아라.””악 사제랑 같이 가겠습니다.”우운비의 말에 악수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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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 손을 흔들며 무슨 말을 하려 했다. 우운비는 단지 이곳에 악수공이 있으면
자신이 없는 사이에 유석화 일당에게 해코지를 당할 게 뻔했기에 염려스러워
그렇게 말한 것이다. 하지만 악수공은 자신을 사지로 몰아간다고 생각했다.
“그래, 그렇게 해라.”적엽의 말에 악수공은 고개를 숙였다. 죽고 싶지 않다는
말을 계속 반복하면서.”저도 가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