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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풍운의 말에 마상위는 수염을 쓰다듬으며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누워 있는 초일의

모습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생명을 구원받았거든. 비록 내 의제를 죽였다고 하나 그

건 내가 의제를 맺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별다른 감이 오지 않아. 단지 내가 사파인

것을 알면서 나를 구해준 것이 고마울 뿐이다. 은혜를 입었으니 당연히 갚아야지.””그

렇군요. 마 선배의 말이 맞습니다.”마상위의 말에 능풍운은 고개를 끄덕였다. 실제 헌원

광이 의형제를 맺은 사람은 아홉이지만 마상위나 금마 하태영은 헌원광하고만 의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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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맺었지 다른 이와는 맺지 않았다. 그렇지만 강호의 사람들은 그들 아홉을 함께 묶

어 구마(九魔)라 칭한 것이다.”이거 혹시 마지막에 그 묘용인지 뭔지 하는 그놈이 준

알약을 먹고 그런 것 아니야?”우운비가 깨어나지 않는 초일을 바라보며 말하자 이정

한이 곰곰이 그때의 일을 생각하면서 말했다.”그런 것 같아. 아까 묘용휘가 준 환단을

먹고 비틀거리는 모습을 보았으니까.”이정한과 능풍운은 장찬의 부탁을 받고 초일을

돕기 위해 온 것이다. 장찬은 세가의 인물이라 쉽게 움직일 수 없기에 아무런 상관이 없

는 능풍운에게 부탁을 한 것이다.이정한은 능풍운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에 같이 길을

나섰다. 그렇지만 막상 누워 있는 초일의 모습을 상기하자 마음이 아파왔다. 그때 악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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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의 비도를 몸으로 막으며 자신을 지켜주던 모습이 눈앞에 떠올랐다. 이정한은 가만

히 초일의 손을 잡았다.”그놈 참, 나쁜 놈이네. 생긴 건 멀쩡한데 하는 짓이 비열하다니

… 그게 어떤 약인지 알 수 없을까?”우운비의 말에 이정한이 고개를 흔들었다. 자신도

모르기 때문이다. 초일의 몸에서 열기가 전해지자 이정한은 초일의 헝클어진 머리를

뒤로 넘겼다. 땀을 닦아주기 위해서다.이정한은 자신이 왜 이렇게 슬퍼지는지 알지 못

했다. 그저 언제나 싸늘하면서 아무 말 없이 당당하게 서 있던 그를 보다 초라한 모습을

보아서 생기는 가벼운 감정이라 생각했다.”여랑…….”이정한은 너무 작아 겨우 들리는 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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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에 놀랐으나 그 말을 듣고 그것이 사람의 이름이라는 사실을 알자 자신도 모르게 초

일의 손을 놓았다. 무언가 떨어져내리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뭐야? 뭐라 한 거야

? 야! 말 좀 해봐? 방금 뭐라 한 것 같았는데?””몰라! 시끄러!”이정한은 우운비의 목소

리에 갑자기 생겨난 감정에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괜히 소리 지르고 있어. 목

소리만 커 가지고.”우운비는 이정한의 모습에 투덜거리며 초일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 순간 능풍운과 마상위 그리고 우운비는 자신도 모르게 자리에서 일어났다.쉬익!

안개를 뚫고 날아드는 빛살 같은 물체에 능풍운은 자신의 등에 천으로 감싸고 있던

거대한 도를 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