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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직!나무가 부서지며 그 속에서 누렇게 변색된 얇은 책자가 나왔다. 정이현도 목함을 내려치

면서 자신의 실책을 알고 손을 중간에서 멈추었기에 책자에는 아무런 손상이 없었다. 작은 책

자를 바라보는 정이현과 도선지의 눈은 떨리고 있었다.”이것인가? 이것이 무신 한산비가 만

들었다는 경천지보(驚天至寶)……!”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리며 책자를 손에 쥔 정이현의 손길

이 떨렸다. 이것만 있다면 가족의 복수는 물론이고 천하를 오시할 힘을 얻는다는 기쁨이 가슴

속에서 올라왔다. 지금까지의 고생도 모두 기쁨으로 변해갔다.”나를 숨겨주게.”정이현의 말에

도선지는 떨리는 눈길로 책자를 바라보다 정신을 차리고 자리에 앉았다. 그런 도선지를 향해

정이현이 다시 말했다.”나는 도저히 이대로 눈을 감을 수 없네, 이것을 익혀 기필코 복수를 할

것이네, 자네라면 나 하나 숨겨주는 일이 어렵지 않을 것이야.”정이현의 말에 도선지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자네의 한을 알 것 같아, 내 자네를 도와주지.””고맙네, 정말 고마워!”

정이현이 도선지의 말에 진정으로 고마움을 담은 눈길로 도선지를 쳐다보았다.”도 형의 은혜

는 평생 잊지 않을 것이야.”정이현이 도선지의 손을 잡으며 말하자 도선지는 정이현의 손을

꼭 잡으며 격려했다. 그리고 가만히 정이현을 향해 말했다.”그런데 자네가 이곳에 온 것을 아

는 사람이 있나?””없네, 지금까지 소주에서 여기까지 아무도 막지 않았었네.”정이현의 말에 도

선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정이현이 잡았던 손을 풀어 자리에서 일어났다.”다행이군, 다른 사람

이 알고 있다면 무림맹의 추격을 따돌리기 쉽지 않았을 테니 말이야. 다행히 자네만 알고 있

으니 내가 숨겨주겠네, 나를 따라오게나.”도선지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하자 정이현이 책

자를 품에 넣으며 따라 일어났다. 그러자 도선지는 정이현의 일로 정리되지 않은 사군자를

보았다. 도선지는 정리하기 위해 한지 위에 놓여 있는 붓을 집었다. 그리고 그 붓을 붓통에

넣기 위해 움직였다.”이런…, 정리한다는 것을 잠시 잊었군.””도 형의 성격은 여전히 변하

지…, 헉……!!”정이현은 자신의 눈앞에 서 있는 도선지를 불신에 가득 찬 눈으로 쳐다보았

다.”왜…, 도대체 왜……?””그 물건은 자네가 가지기에 너무 과하네.”도선지의 차가운 말에

정이현은 자신의 심장에 박혀 있는 붓을 바라보았다. 심장을 찌른 붓 끝이 등 뒤로 나와 있

다. 그 끝에 핏방울이 맺혀 한 방울씩 정이현의 등을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자네가…, 자네

가……!!””정 형이 죽으면 정 형이 이곳에 온 것을 아무도 모를 것이네, 경천지보가 내 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