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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끝내 그 의지마저 지워버리고 쉽게, 너무 쉽게 검을 자르며 살에 닿았다.”전부…, 강

기(剛氣)……!”구잔월은 불신의 눈을 한 채 자신의 몸이 베이는 모습을 바라보았다.”크아

악……!!”초일은 검을 들고 서 있었다. 그리고 자신이 만들어낸 검파에 지금까지 고전한

파천단원들이 모두 죽어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초일은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검

을 들어 바라보았다. 그리고 멍한 얼굴로 사방을 둘러보았다.구잔월의 시신만이 유일하

게 그 형태를 제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보다 무공이 고강하기에 초일이 만

들어낸 검파를 막았던 것이다. 하지만 죽음을 피할 수는 없었다. 단지 초일의 검파를 사

라지게 했을 뿐이다.그를 제외하고 사방에서 진한 혈향과 함께 붉은 냇물이 고이기 시작

했다. 초일은 그런 주변을 바라보다 고개를 돌렸다.’나는 도대체 무엇을 한 것인가……?’

초일은 그렇게 중얼거리다 유일하게 살아 있는 한 명의 파천단원과 눈이 마주쳤다.”힉…

…!”초일의 눈에 그자가 몸을 떨며 뒤로 물러나는 모습이 보였다. 그가 쓰고 있던 갓은

자신이 만든 검파의 경기에 날려 어디로 날아가고 맨얼굴이 보였다. 공포에 물들어 있

는 두 눈과 겁에 질린 표정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얼굴이었다. 초일은 조금 전까지 사람

같아 보이지 않던 파천단도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가라!”초일의 말에 남은 파천단

원은 잠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초일을 바라보았다.”너는 산 것이다.”초일은 다시 한

번 말했다. 더 이상 검을 들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장항이 있는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초일이 등을 보이자 유일한 생존자인 파천단원은 잠시 망설이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경공을 발휘해 멀어져갔다. 살았다는 기쁨 때문인지 아니면 초일이 뒤를 따라오

는 것이 겁이 나서인지 그 속도가 번개같이 빨랐다.초일은 씁쓸히 장항의 상태를 살폈

다. 동공을 열어 확인해 보자 아직 동공에 자신의 모습이 비추어 있었다.초일은 아직

숨이 붙어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심장의 박동을 확인했다. 그리고 다행이라는 생각을

가지며 지혈을 시키고 누워 있는 장항의 중완혈(中脘穴)에 장심을 대어 진기요상법을

하기 시작했다.중완혈은 임맥의 요혈로 명치와 배꼽의 중앙에 위치한 혈로 도가에서

말하는 중단전의 위치이기도 하다. 그곳을 통해 기를 넣어 장항의 혈을 자극해 장항을

깨우려 한 것이다.자신의 진기로 장항의 단전을 채워 그의 기를 움직이게

하려 했다. 하지만 아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