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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있을지 고민도 되었다.그렇게 생각을 하며 걷자, 어느새 화산파의 문패가 있는

정문 가까이에 다가왔다. 우운비는 왼손에 쥔 철검을 강하게 쥐며 부딪쳐 보자는 생각

으로 힘차게 발걸음을 내디뎠다.화산파의 진산 제자는 그렇게 많이 존재하지 않는다.

젊은 사람 열 명이 있다면 불과 세 명만이 진산 제자이고 나머지는 속가 제자이다.화산

파의 산문을 지키던 십대 후반의 두 명은 회색의 머리와 다 너덜거리는 옷을 입고 다

가오는 인물을 보자 그의 앞을 막아섰다. 경험으로 저런 사람들은 대다수가 구걸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약간은 불쾌한 어조로 말했다.”이곳에 온 목적과 신분을 알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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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을까요?”우운비는 그들을 보자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옷을 여기저기 훑어보았

다. 매화 무늬가 사라지다시피 한 자신의 모습에 타 파의 사람으로 여기는 그들을 이

해했다.우운비는 철검을 들고 검신을 열었다. 그러자 검신에 정교한 무늬로 새겨진

매화 무늬가 눈에 들어왔다. 그 검을 확인한 그들은 놀란 얼굴로 우운비를 바라보았

다. 그 무늬의 검은 화산파의 독문 표식이기 때문이다.”나는 화산파 사람이야.”깨끗한

비단 청의에 정교하게 수놓아진 화려하진 않지만 깊은 향기가 도는 매화 문양, 우운비

는 목욕을 했는지 단정히 빗어 넘긴 머리도 회색이 아닌 검은색이었다. 하지만 안색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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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병자처럼 하얗게 탈색되어 있었다. 그리고 기분도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었다.화산

파의 거대한 대청에 모여 있는 백여 명의 시선들이 모두 자신에게 향하고 있기 때문

이다. 무엇보다 놀란 것은 전대 장문인이 돌아가시고 적 사숙이 장문인의 자리에 앉

아 있다는 사실이었다.”벌써 십 년이 흘렀구나!”자애로운 얼굴의 중년 미부가 눈가를

붉히며 입을 열었다. 송 사숙이었다. 우운비는 가만히 바닥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차

마 얼굴을 들 수 없었다. 송 사숙의 복잡한 눈빛이 바닥에 반사되어 눈에 들어오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적엽의 말소리에 고개를 들었다.”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모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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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이유는 네 지난 과오를 따지자는 것이 아니다. 여러 사숙들은 알아도 네 사형제들

은 모를 것이니 인사를 나누는 자리이기도 하고 환영의 자리이기도 하다. 너는 이미

네 과오에 대한 벌을 받았으니, 네 지난 일은 아무도 입을 열지 않을 것이다.”우운

비는 장문인을 바라보다 그의 말이 끝이 나자 다시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그의 눈

에 취의를 입은 아름다운 소저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녀의 얼굴을 보는

순간 우운비는 차갑게 마음이 가라앉았다.적미령은 갑자기 모여든 사제들과 사숙

들의 모습에 무슨 일인지 궁금했다. 처음 보는 인물을 중앙에 두고 사숙들은 미

소를 짓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