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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량을 바라본 후 말했다.”우리는 지나가다 남궁 세가가 불이 났기에 잠시 바라본 것이네.

그러니 소협은 길을 비켜 주겠나?”시원일이 정중하게 말했으나 이미 이성을 잃은 남궁우에

게 그런 소리가 귀에 들어올 리 없었다. 남궁우는 시원일의 말에 오히려 더욱 크게 소리쳤

다.”흥! 관등 성명을 대라! 설마 관등 성명도 떳떳하게 대지 못하면서 아니라고 할 것인가!”

“건방지군.”문호량이 그렇게 중얼거리며 앞으로 한 발 나섰다. 하지만 도의 손잡이에 손이

가지는 않았다.”꼬마야, 정녕 죽고 싶단 말이냐!”문호량의 말과 함께 그의 몸에서 나오는

살인적인 기도에 남궁우는 순간적으로 입이 막혔다. 문호량의 기도가 그렇게 한 것이다.

남궁우는 자신도 모르게 검의 손잡이에 손이 갔다.막상 검을 잡자 용기가 생긴 남궁우는

남궁우의 말에 남궁미미가 남궁우의 소매를 잡아 왔다. 남궁미미의 몸은 떨리고 있었다.

이미 세가가 불타는 장면을 보면서부터 그녀는 알 수 없는 두려움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

고 있었던 것이다.그 충격은 어린 그녀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컸다. 그런 남궁미미가 불

안한 얼굴로 남궁우의 옆에 기대었다.그런 남궁미미의 어깨를 두드리는 남궁우의 모습에

노미림은 많은 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부럽다는 생각이 문득 떠오르며, 그런 자신

을 느끼게 되자 고개를 흔들었다. 어차피 저런 것은 남의 행복이라고 생각한 노미림은 가

만히 사태를 지켜보았다.문호량은 남궁우의 말에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는 굉장히 싸

늘한 것으로 나이 어린 꼬마 놈을 상대로 서 있는 자신에 대한 자조의 웃음이기도 했다.

“나를 원망 말거라.”문호량은 조용히 중얼거리며 도의 손잡이를 잡아 갔다.”문 형제, 그

만 하게나.”문호량은 악중패의 말소리가 들리자 그를 돌아보다 고개를 끄덕이며 한 발

물러났다. 아무리 같은 장로의 신분이라 해도 악중패의 위치는 문호량에 비해 높았기

때문이다. 물론 나이도 높다. 신교의 오대 장로라는 신분은 아무에게나 거저 주는 것

이 아니다.노미림은 악중패가 나서자 안색이 미미하게 변했다. 속을 알 수 없는 사람이

그이기 때문에, 이번에 또 어떤 생각을 가지고 말을 했는지 전혀 감이 오지 않았다.

초일은 악중패가 나서자 안색이 변했다. 그에게 나오는 기도는 절대 평범하지 않았

다. 아무도 느낄 수 없지만, 아주 미세하게 흐르는 기운은 사람을 자연스럽게